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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부모일기

[부모일기] #15 - 갑작스런 입원과 출산

by 기록자_Recordian 202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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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일기] #14 - 출산가방싸기, 만삭사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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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6월 30일
갑작스런 입원

 

장장 6개월 간의 학원 수업의 마지막은 수료식을 비롯해 오전에 끝났다.

수업을 마치고 몇몇 학우들과 교수님과 점심을 먹고, 3시쯤 집에 와서 아내 점심을 챙겨주는데, 아내가 분비물이 며칠 전보다 더 새는 거 같다며 양수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불안해 하는 아내를 위해서 밥을 챙겨준 뒤, 바로 준비해서 산부인과로 갔다.

 

산부인과에서 진료 받는데, 의사선생님께서 심각한 얼굴로 양수가 새는 거 같다며 양막 파열로 보이니 바로 입원을 준비하라고 하셨다. 입원을 해서 항생제를 맞으면서 태아가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고 하셨다.

아내는 입원 준비를 위해 바로 분만준비실로 가고, 나는 입원 수속을 마친 뒤 집으로 가서 출산 가방 및 기타 필요한 물품을 더 챙기고, 모자란 물품은 집앞 다이소에가서 더 사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므로 집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랑 쓰레기를 다 비워놓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출산 가방을 미리 싸놓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왜냐하면 출산 가방을 싸놓고도 필요한 물품이 한가득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병원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려다 기계식 주차장 입구에 또 차를 긁었다... 아마도 이번 달에만 산부인과 오려다 두 번을 긁은 거 같다ㅠ 속상...)

 

아무튼, 병원에 도착해서 아내가 있는 입원실로 가서 아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아내를 안심시키고

 

아기를 곧 출산할 거 같아서 급하게 만삭사진도 찍었다.

 

장모님과 우리 가족들한테도 아내가 급히 병원에 입원해서 곧 출산할 거 같다며 미리 알려 놓기도 하고,

내 약속과 일정을 관련된 분들에게 모두 연락하여 취소했다.

그리고 아내가 평소에 출산 전에 보라고 알려준 유튜브 영상을 보며 호흡법을 공부했다.

 

정말 잘한 것은,

아내가 분비물이 새는 거 같다고 할 때 바로 병원에 온 거다.

만약, 아내가 하루만 더 있어보자며 있었다면,

그리고 만약 샤워를 했다면,

태아한테 정말 위험했을 거다.

 

양수가 새면 양막이 파열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양수가 감염되어 태아에게 매우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양수가 샜는데, 샤워를 했다가 태아가 세균에 감염되어 유산을 하게 된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래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는 만약 분비물이 새는 거 같다 싶으면 무조건 병원에 가보는 것을 권장한다.


25년 7월 1일.
세상에 조금 일찍 내려온 우리 아가

 

새벽 내내 간호사분들께서 아내를 체크해 주셔서 우리는 제대로 잠을 못잤다. (간호사분들은 얼마나 더 피곤하셨을까 싶다. 감사합니다.) 병원에서 연락이와서 새벽 5시50분에 분만 준비실로 내려와서 항생제를 맞으면서 원장 선생님을 기다려야 한대서

일찌감치 깨서 아내를 데리고 분만 준비실로 갔다.

 

아내는 6시부터 태동 검사기를 장착하고 원장선생님께서 오실 때까지 (8시 45분) 기다렸다. 나도 구석에 소파가 있어 앉아있다가, 때론 졸기도 하면서 같이 기다렸다.

매일 8시 13분 쯤이면 토스에서 오늘의 운세를 알려주는데, 오늘은 큰 행운을 만나는 날이라며 운세가 떴다.

 

원장선생님께서 오셔서 아내를 진찰하고 아내의 주수가 어느정도 채워지기도 했고, (입원 당시 35주 6일)

태아의 무게가 어느정도 나가기도 하니 (입원 당시 2.43kg ±500g) 분만 촉진제를 맞아서 분만을 유도하는 동시에 태아가 감염되지 않도록 항생제를 처방하자고 하셨다.

 

어쨌든, 정리하면 오늘 안에 낳자 였다.

그리하여 아내는 8시 50분부터 분만 촉진제를 맞았고, 그때부터 진통이 시작됐다.

물론, 몸이 준비가 안 됐는데 (자궁문이 열리지 않았는데) 인위적으로 분만을 유도하는 거라 10시쯤? 까지는 진통이 그리 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슬슬 진통이 오는지 힘들어 했다. (그 와중에도 어플로 진통 주기 기록하는 그녀는 대단...)

 

점심 시간이 되자 아내가 더 바빠지기 전에 얼른 밥먹고 오라고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혹시 몰라서 옆에서 버티다가 근처에서 얼른 떼우고 오니 아내의 진통이 더 심해져서 많이 아파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내진도 주기적으로 해서 더 힘들어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옆에서 팔이랑 손 주물러 주고, 어설프지만 같이 호흡해주고,

태동 측정기(?) 에 나와 있는 'UC(자궁수축정도)'의 수치를 불러주는 일 밖에 없었다.

※ UC의 수치가 높아질수록 통증이 커진다.

출처: https://nyari.tistory.com/54

아내의 손을 잡고 수치를 불러주는데, 99를 몇 번이나 찍는지... 나중에 말해줬는데 아내는 당시 통증으로 머리가 하얘지고, 사람들이 하는 말도 하나도 안 들어오고 너무 아팠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내가 옆에서 다 지켜보는데 너무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출산을 위해 관장이랑 제모도 해야 하는데 그때도 너무너무 힘들고 아팠다고 한다..ㅠㅠ

 

그러다가 무통 주사를 한 번 맞고 나서는 말도 하고, 스마트폰도 하면서 조금 괜찮아졌다. (무통주사 너무 신기하다.)

 

그렇게 아파한지 6시간, 오후 3시 10분쯤 원장선생님께서 내진 + 초음파를 보시더니,

자궁문은 70% 가량 열렸는데, 태아는 15% 밖에 내려오지 않았다며, 심지어 태아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 하는데,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태아도 지치고, 산모도 지치니 응급 제왕을 해야할 거 같다고 하셨다.

(아내는 평소에도 진통은 진통대로 느끼다가 제왕하면 어쩌냐고 걱정을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둘 다 겪게 되었다..ㅠㅠ)

 

그래서 급하게 아내의 제왕 절개 수술을 위해 동의서를 작성하고, 수술 후 통증이 완화되도록 하는 여러 가지 추가 약품에 대한 구매 동의서(?)를 썼다. (이거 하나에 최소 10~15만원인데, 아까워 하지말고 무조건 신청해야 한다.)

 

그렇게 갑자기 응급 제왕 수술을 받게 됐고, 수술방에서 아내와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계속 우리 아내와 태아를 지켜달라고, 꼭 건강히 순산하게 해달라고 기도만 열심히 드렸다. 아내가 수술방으로 간지 20분도 안 돼서 아기가 태어났으니 촬영을 준비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처음 아기를 마주할 때는 울컥하면서도,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정신없고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했다.

그러다 아기의 탯줄을 자르고

내 품 안에 안는 순간 말할 수 없는 감동과 아내의 고생, 그리고 아이에 대한 여러 감정들이 튀어나오면서 눈물이 날 거 같았다. 태아를 위해 한 마디 해주라고 했는데, 말을 제대로 못한 게 조금 아쉽다.

("은땡아, 반가워~ 아빠야" 라고 했다.)

 

그리고나서 아내가 있는 회복실에 가서 마취에 덜 깬 아내를 보는데,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고 미안해서 아이를 봤을 때 보다 훨씬 더 울컥할 뻔 했다. 아내는 마취에 덜 깼으면서도 아이는 괜찮은지, 건강한지를 계속 물었다. (엄마는 대단하다.)

 

그러다 간호사선생님께서 아이를 데려와서 우리 가족에게 모두 보여주셨고, 다시 신생아실로 데려가셨다. (아내는 마취에 덜 깨서 아이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그 순간이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우리 아이는 정확히 36주 0일에 2.73kg으로 태어났는데, 처음에는 신생아실에서 며칠동안 니큐에 들어가 있어야 할 거 같다고 하셔서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잔다고 말씀해 주셨다.

 

가족들과 장인장모님께도 연락 드리고 사진도 보내 드리고,

지인들한테도 사진을 보내 드려서 여기저기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물론 카톡 프사는 바로 바꿨다. ^^)

 

그로부터 한 시간 후 아내는 입원실로 옮겨졌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마취에 점점 깨어났다.

마취에 깨어나는 동안에도 아내는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여줘야 더 빨리 걷게 될 수 있다며 비몽사몽 상태에서도 열심히 몸을 움직여댔다. (대단한 정신력)

 

나는 옆에서 아내를 열심히 간호하며 아내의 리모컨이 되어주고 있다.

아내의 수술 후의 모습이 기억에서 잊혀지질 않는다. 이 순간을 항상 기억하면서 아내한테 잘해주려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 좀 더 책임감있고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절로 된다.

생각해보니, 학원 수업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끝나는 다음날 바로 나오는 우리 아들이 참 효자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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